노고단, 진달래 여명에 물들다
컨텐츠 정보
- 5 조회
- 목록
본문
[노고단, 진달래 여명에 물들다]
- 일시: 2025년 5월 7일
- 나 홀로


오늘 아침, 노고단에서 새벽을 맞이했습니다.
이른 시간의 공기는 차갑고 맑았으며,
등로에 하얀 서릿발이 올라와 있습니다
하지만 잠시 후 남은 어둠은 이내 수줍게 물러났습니다.


노고단 초입부 진달래는 이미 시들어지고
정상의 연분홍 진달래는 그래도 봐줄 만한 끝물입니다
이미 대부분의 꽃들은 바람에 지고 있었고,
가지마다 남은 꽃잎은 마지막 봄을 붙잡고 있는듯 했습니다.
진달래는 끝자락에 서 있었지만,
그 찰나의 아름다움이 오히려 더 강하게 마음을 흔듭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 하나에도 봄의 끝자락이 담겨 있었고,
그 모습이 어쩐지 애틋하게 느껴졌습니다.



어둠이 걷히고 여명이 산을 밝히기 시작할 무렵,
섬진강 너머로 하얀 운해가 피어 오릅니다.
부드러운 곡선을 따라 흐르는 구름의 물결,
그리고 점점 빛을 더해가는 하늘의 붉은 빛이
눈앞의 풍경을 한 폭의 동양화처럼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 순간, 나는 카메라 셔터를 조용히 눌렀습니다.
욕심이 나서가 아니라,
이 모든 찰나를 기억하고 싶어서 였습니다.
새벽은 그렇게 모든 것을 덮고, 또 남기며 지나갔습니다.
부족함조차도 위로가 되는 시간—
아쉬움마저 아름다웠던 노고단의 새벽입니다.


2025년 5월 7일
“청산의 바람흔적”은 노고단에서…
글, 사진: 청산 전 치 옥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