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홍 철쭉과 S라인 능선의 하모니 ............화악산(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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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호터널과 화악터널의 혼란(?)

화악산(1,468)m은 남덕유산(1,507m)에 이어 남한에서 17번째로 높은 산이다.

정상에는 군부대가 위치해 있어 오를수가 없고 실질적인 정상은 중봉(1,450m)이다.

겨울에는 적설량이 많고 주위에는 한북정맥의 높은 산들이 즐비하며 날씨가 좋으면 설악산까지 보이는

우리나라의 정 중앙에 위치한 거산(巨山)이다.

또한 북봉(1,435m) 주위는 서울 근교의 숨겨진 철쭉 명산이기도 하다.

오늘은 북한산연가 회원들과 함께 경기도의 최고봉인 화악산(1,468m) 북봉을 가는 날이다.

북봉은 가평군 북면 적목리 삼팔교에서 오르기도 하지만 날씨도 덥고 철쭉놀이와 물놀이가 우선인 만큼

산행하기 편한 실운현(화악산 북봉과 중봉의 사이의 고개) 아래 화악터널에서 올라 계곡이 아름다운 조무락골로 하산하기로 했다.

우리가 탄 버스는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강원도 사창리행 직행버스를 타고 1시간 40분만에 도착했다.

일요일인데도 한적하니 시골읍내는 정겨움이 넘치는 모습이다.

우리는 터미널 앞 한 택시기사를 불러 12,000원에 화악터널로 가기로 했다.

이윽고 택시기사는 우리 인원을 태울 수 있게 동료택시 몇대를 더불러 화악터널로 오라고 콜을 한다.

나는 오늘의 산행 안내를 맡아 선두택시를 타고 화악터널로 출발했다.

화악터널에 도착해서 시원한 샘물로 목을 축인후 후미를 기다린다.

하지만 곧 뒤따라 온다던 후미는 10분이 지나도 오지를 안는다.

선두 택시기사는 후미 택시 기사에게 콜을 하니 하호터널로 갔다나?

아~~ 왠 하호터널?

화악터널과 하호터널 발음이 비슷해서인가?

아니면 사창리에서 한북정맥을 하는 등산객들이 많아서 으례 하호터널로 갔는가?

10여분이 지난 후 우리 일행을 태운 두번째 택시가 도착한다.

일행이 내린 후 택시기사는 투덜대며

"에이~ 시간만 버렸잖아요"~~

하며 짜증을 낸다.

"아니! 동료 기사님이 화악터널로 콜한 것을 잘못 들으시고 왜 화를 내세요"?

내가 말을 하니, 이내 U턴을 횡하니 돌아가 버린다.

마지막으로 후미 택시가 보인다.

마지막 일행이 내리고 후미 택기기사가 하는 말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가 잘못 듣고 하호터널로 갔네요".

즐거운 산행되세요..

아~ 이런 친절한 분이....

똑같은 상황에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으니 재밌는 세상이다.

그나저나 산행 시작부터 삐딱선을 타 산행안내를 맡은 나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

산행들머리인 화악터널 앞 약수터에서 산행 준비를 시작한다. (경기도 가평군 화악리와 강원도 화천군 삼일리의 경계) (똘배님 사진 제공)

군사도로를 따라 실운현을 오르고있는 북한산연가님들 (똘배님 사진 제공)

본격적인 능선산행 들머리가 시작되는 실운현 헬기장 (똘배님 사진 제공)

실운현에서 북봉을 향해 오르는 능선 (똘배님 사진 제공)

일망무제의 조망과 함께 연분홍빛 철쭉에 취해

화악터널 앞 우측의 임도를 따라 들머리가 시작된다.

임도인 만큼 나무가 없어 초여름의 햇쌀이 따갑게 느껴온다.

빨리 임도를 벗어나고 싶다.

20여분 후 오른 후 화악터널 위에 실운현에 도착한다.

마치 여인의 젓가슴 모양으로 봉긋하니 이쁜 응봉(1,436m)이 눈에 확 들어오고 화악산 정상의 군시설물의 모습이 드러난다.

임도옆 헬기장에서 북쪽을 바라보니 대성산을 시작으로 펼쳐진 한북정맥을 조망하고 능선을 오른다.

5월초에는 이곳에 참으로 많은 야생화가 가득한 곳이다.

지금은 벌깨덩굴이 한창이고 각가지 이름 모를 야생화가 피어있다.

아직 고도가 크게 높지는 안아서인지 능선에는 임도와는 달리 나무숲이 우거져 따가운 햇쌀은 피할 수 있어 다행이다.

길에는 야생화와 함께 일찍 피고 떨어진 연분홍빛 철쭉을 바라보며,

정상 주변의 한창핀 철쭉의 모습을 상상하니 우리의 가슴을 더욱 설레게 만든다.

1,270고지 즈음 벼락맞은 고목과 함께 전망이 본격적으로 트이기 시작한다.

응봉을 줄기로 촉대봉과 뒤로 몽가북계 능선이 보이고 끝으로 삼악산이 앙증맞게 보이며,

응봉 맨뒤로 홍천의 가리산이 보이는 것이 만족할 만한 조망이 펼쳐진다.

조망을 뒤로하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철쭉 군락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북한산연가 회원들은 일제히 탄성을 지르며 뿔뿔히 흩어져 저마다 마음에 드는 철쭉앞에서 사잔촬영에 한창이다.

철쭉이 많아 질수록 북봉 정상으로의 걸음은 더욱더 느려지고 이윽고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또다른 맛을 보여준다.

북봉에서 이어지는 능선은 석룡산을 거쳐 도마치 고개에 이르고 다시 국망봉을 일으켜 명지산까지 이어진다.

마치 그 모양이 커다란 근육질의 뱀이 꿈틀거린는 모습을 자아낸다.

오늘따라 날씨가 좋아 멀리 고대산은 물론 지장산 철원의 모든 산이 조망된다.

사진촬영에 바쁜.... ^^*

건너로는 응봉(매봉)이 보이고....

무수히 피어있는 철쭉보다는 연두빛 녹음과 연분봉 철쭉이 조화를 이뤄야 더 멋지다는 나만의 생각(?)

화악산 정상의 군시설물 그리고 우측의 북봉

이곳저곳 철쭉이 한창이다.

저 아래 실운현이 보이고 우뚝 솟은 응봉...그리고 아래 안부쪽에 철쭉군락지

정상 부위의 철쭉은 조금 이른듯,,,,,

우리들의 등산복과 연두빛 녹음 그리고 연분홍 철쭉이 모두가 그림이다. (똘배님 사진 제공)

정상에 다 오른 만큼 철쭉을 마음껏 즐기고.... (똘배님 사진 제공)

뒤돌아 보니 또다른 형형색색 (똘배님 사진 제공)

북봉 정상을 오르는 산우들 (똘배님 사진 제공)

정상의 미녀와 뒤로 대성산에서 시작되는 한북정맥의 라인

정상옆으로 명지산이 살짝 고개를 매밀고....방림고개를 향하는 북한산연가님들

다양한 연두빛의 조무락골과 앞에서 석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도마치 고개로 떨어져 사진뒤로 국망봉까지 이어져있다.

고사목과 함께 철쭉 그리고 구상나무 석룡산 방향으로 가는 길(화악지맥의 일부 구간이다)

가평천 삼팔교까지 부챗살처럼 펼쳐진 조무락골의 원시림(좌측엔 명지산이 살짝)

산이 높으니 골도 깊고....그저 오래 바라만 봐도 좋은 .... (똘배님 사진 제공)

하지만 떠나야 하는 (똘배님 사진 제공)

화악산에서 늑대(?)를 만나다?

정상에서의 조망을 즐긴 후 점심은 따가운 햇살을 피할 곳을 찾아 북봉을 지나 방림고개(쉬밀고개)가는 길에서 점심을 간단히 해결한다.

방림고개 가는 길은 화악지맥길로서 비교적 좁은 길로 등로에는 가끔 멋드러진 고사목을 보여준다.

중간중간 바위에 올라 바라보는 화악산의 뒷모습과 아래로 조무락골이 삼팔교 아래 가평천까지 부챗살처럼 펼쳐지며,

높이별로 계절의 흐름에 맞춰 다양한 녹색빛으로 우거진 조무락골의 원시림이 참으로 아름답다.

드디어 방림고개에 도착한다.

한국인님이 꽁꽁얼린 파인애플을 지금껏 숨겨오다 오늘의 먹거리 하일라이트를 보여주듯 꺼내어 놓는다.

모두들 하나씩 입에 넣으니 이가 시릴정도의 짜릿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져 온다.

우~~ 우~ 여기저기서 이가 시려 비병을 질러대는 소리가 마치 화악산 늑대들의 소리처럼 들려 모두들 한바탕 크게 웃는다.

오락(?) ^^* 시간이 끝나고 본격적인 하산이다.

이곳에서 직진하면 석룡산이고 우리는 좌측의 삼팔교 방향 조무락골로 하산한다.

30여분 가파른 내림길에 다리가 풀릴 무렵 저 앞에서 반가운 계곡의 물소리가 들려온다.

계곡에서 부터 완만한 길이 이어지고 조무락골의 비경들이 펼쳐진다.

이곳저곳 물이 제멋대로 흘러내리고 곳곳에 소(沼)와 작은 폭포들이 이어져 더위에 지친 우리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든다.

조무락골을 내려오다 보면 쌍용폭포라고 지도상에 표기되어 있는데 여러번 가보았지만 어디에도 쌍용폭포라는 안내 표시판은 없다.

대략 위치상으로 보아둔 폭포가 있는데 그 폭포가 쌍줄기로 흘러 내리는데 아마 그 폭포를 뜻하는 것 같다.

쌍용폭포에서 조금만 더 내려오면 중봉으로 오르는 갈림길이 있는데 이곳에서 중봉을 오를 수 있고 이곳에서 7분 정도 내려가면

길 좌측의 중봉에서 내려오는 지계곡 줄기인 유명한 복호동폭포를 볼 수 있다.

2단으로 떨어지는 약 10여미터의 폭포로 수량도 많은 편이나 소(沼)가 없어 단점이기는 하다.

이곳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싶으나 조무락골은 계곡 길이가 약 4km에 달하여 조금 더 진행한 후 한가한 곳에서 물놀이를 즐긴다.

잠깐을 물에 담긴 발은 불과 20초를 못 버티고 이내 꺼내게 되며 오싹함을 느낀다.

여름 산행은 바로 이 맛인것 같다.

이어지는 조무락골은 쉬지 않고 물소리를 울려대며 떠나는 우리들을 가지말라 부르는 것 같다.

어느덧 삼팔교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고 뒤돌아본 조무락골은 소나기로 생긴 운무(雲霧)는 신비감을 더해준다.

마지막 삼팔교 매점에서 도토리묵 한사발과 소나기에 젖은 옷을 말리며 커피 한잔으로 산행을 마감한다.

쌍용폭포

산행을 마친 후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니 피로가 싹 풀린다

복호동 폭포에서 함께한 북한산연가님들 (똘배님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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